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떠오르는 오페라가 있다. 추운 겨울 날씨에 기침을 콜록콜록하던 미미, 그녀의 차가운 손을 잡으며 사랑을 고백하던 루돌포, 그리고 그의 젊은 보헤미안 친구들과 함께 파리의 모뮈스 카페 앞에서 즐기던 크리스마스 이브의 퍼레이드.

이 계절, 파리의 아름다운 극장, 오페라 (L'Opera)의 발코니 좌석에 앉아 이토록 아름다운 오페라, 라보엠을 보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리 슬퍼할 것은 없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낭만적인 식당 가운데 하나인 라보엠 (La Boheme)에 가면 이 모든 것을 맛볼 수 있게 때문이다.

오페라 하우스의 발코니 박스 좌석처럼 붉은 휘장과 커튼, 작은 전등으로 장식된 라보엠의 테이블은 영화, '귀여운 여인 (Pretty Woman)'에서 리처드 기어가 쥴리아 로버츠를 데리고 갔던 오페라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입구에 서있는 거대한 메두사의 조각은 머리 위에 지구를 얹고 한 손의 물병으로는 실내의 작은 연못에 물을 떨어뜨리면서 인상적인 실내공간을 연출한다. 중앙 부분, 빨갛게 타오르고 있는 벽난로에서는 마른 장작들이 탁탁 소리를 내며 따뜻한 온기를 전해준다.

뉴욕 출신의 젊은 주방장, 피터 마에르(Peter Maher)는 소재에 어울리는 독특한 소스를 개발하는데 남다른 재주가 있다. 버섯 라비올리에는 포치니 크림 소스를, 크랩 케이크에는 레몬 그래스 아이올리 소스를 곁들여 맛깔스러운 전채 요리를 더욱 입맛 돌게 만들어 준다.

샴페인 버터 블랑 소스를 사용한 조갯살 요리(Sautees Sea Scallops)는 버터와 크림 그리고 샴페인이 조화된 부드럽고 향기로운 소스가 어느 곳에서나 맛볼 수 있는 조갯살 요리를 특별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라보엠의 전채 가운데 가장 권할만한 것은 튜나 타타키(Tuna Tataki). 다른 식당의 시어드 아히 튜나 샐러드 (Seared Ahi Tuna Salad)에 해당하는 이 요리는 함께 내오는 감자 퓨레에 와사비를 첨가해 매콤한 맛을 내는 것이 아주 독특하고 참치 회의 신선도, 곁들인 와사비 마요네즈 소스와 샐러드로 만족스러운 맛을 경험하게 한다.

생선으로는 껍질째 요리한 연어, 겉만 살짝 익힌 참치, 뉴질랜드 산 도미 그리고 칠레 산 바다 농어 요리를 준비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것이 좋다. 소고기 필레와 스테이크, 닭 가슴살 로스트, 돼지 고기 텐더로인, 양고기 구이, 거위 가슴 살 그릴 등 다양한 소재를 이용한 고기 요리도 있다.

소고기 각 부위를 직접 손으로 다듬어 그린 페퍼 콘 소스로 맛을 낸 뉴욕 스테이크 (Grilled New York Steak)는 차돌박이에 제비추리, 갈비 안창살 등 고기 맛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우리들 입맛도 만족시킬 만 했다. 나름대로 접시를 예쁘게 꾸미기는 했지만 실내 분위기를 따라가지는 못한다는 느낌이다.

후식 가운데는 케이크형으로 변형한 초콜릿 수플레와 슈크림 빵에 아이스크림을 넣은 프로피테롤이 아주 맛있다. 전채 요리는 8-13달러, 메인 디쉬는 15-30달러, 디저트는 7달러 수준이다.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에 맞도록 옷을 좀 챙겨 입고 가는 것이 좋을 듯. 매일 저녁 5시30분부터 문을 여는 라보엠은 샌타모니카 선상, 라시에네가에서 3블록 동쪽인 올랜도(Orlando)와 만나는 지점에 있다.8400 Santa Monica Bl. West Hollywood, CA 90069
예약전화 (323) 848-2360